[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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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윤종세 칼럼니스트] 고등학교 2학년이던 18살 때였다. 교회 선생님을 통해 접하게 되었던 에니어그램 검사는 내면세계의 모순과 양가감정으로 시달리던 나의 성격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되었다. 비슷한 시기 교회 목사님을 통해서 MBTI 검사를 접했다. 이 검사는 나의 강점을 인식하는데 효율적인 나침반이 되어 주었다.

그 당시 성격심리학이라는 신문물이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 모른다. 이 충격은 주말마다 집 근처 도서관에서 몇 권 되지 않는 MBTI와 에니어그램 관련 서적을 모조리 대여하게 했다. 이 책들을 탐독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성격심리학에 대한 불타는 열정은 그것으로 내면세계 탐구와 자아정체성 정립을 넘어서서 확실한 앎으로의 추구로 이어졌다. 대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MBTI에 대한 정의와 설명들을 토대로 선배 4명, 후배 4명, 친구 4명, 가족 3명에게 ‘나’를 생각하면서 MBTI 유형을 선택해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그 결과 15명 중에서 13명은 나를 나의 MBTI 유형과 동일하게 선택했다. 2명은 MBTI의 4가지 선호지표 중에서 1가지만 다르게 인식했다. 그 이유가 궁금해서 왜 나를 다르게 인식했는지 각각 2시간 동안 카페에서 물어보고 대답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했다. 대화를 나눈 후 알게 된 사실은 그들은 함께 한 시간이 길었거나 나의 깊은 대화를 한 경험이 있어서 타인은 잘 알지 못하는 나의 깊은 면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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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대학교 라이프는 8년 반으로 유난히 길었다. 덕분에 후배들이 신입생으로 들어와 졸업하고 동기가 대리로 진급할 때까지의 시간 동안 지속됐다. 20대의 한 존재가 원 가족 영향과 공교육 시스템의 중력으로부터 탈출해 자신의 본 모습을 찾아 헤매는 과정을 깊이 지켜볼 수 있었다.

물론 부작용 또한 상당했다. 거의 10년 가까이 MBTI, 에니어그램, DISC 등의 성격심리학의 유형에 해당하는 알파벳과 숫자로만 사람을 인식하는 그런 부작용 말이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기 시작한 지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것 같다. 어느 순간 더 이상 숫자와 알파벳의 조합으로 사람을 보게 되지 않을 때부터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판단의 대상이 아니라 중립적인 존중의 대상으로 말이다.

다른 사람들을 파악해서 피상적인 ‘앎’으로 인간관계에서 오는 두려움을 극복하려고 했던 시도는 일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지식’으로 모든 두려움이 극복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아내를 통해 사람은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라는 알았다. 아내를 통해서 이해하기 시작하고 선물로 온 쌍둥이들을 통해서 인정하게 되었다.

“137,400, 885,000, 1,022,400” 이 숫자들은 무엇을 의미할까?

키워드마스터 유효키워드 검색 엔진에서 2022년 6월 13일 기준 한 달 동안 온라인에서 PC 검색량 137,400회, 모바일 검색량 885,000회, 총 조회 수 1,022,400회 조회된 키워드. 바로 ‘MBTI’의 검색량이다.

같은 기간에 검색된 ‘대통령’ 키워드 총 조회 수 ‘124,300’회와 비교했을 때 9배의 육박하는 수치로서 MBTI의 열풍이 여전히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덕분에 감사하게도 많을 때는 제약회사, 대기업, 공공기관에서 한 주에 MBTI 워크샵만 7회 이상 진행할 때도 있다. MBTI는 인기가 많고 실제로 강의 현장에 있는 강사로서의 그 인기를 실감하게 된다.

그렇다면 MBTI 왜 이렇게 인기 많을까?

그에 앞서 MBTI를 모를 수 있는 분들은 아마 이 글을 읽으실 일이 없겠지만 간단하게 정식 MBTI 관련 인증기관인 한국MBTI연구소홈페이지의 MBTI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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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C.G.Jung의 심리 유형론을 근거로 하여 Katharine Cook Briggs와 Isabel Briggs Myers가 더 쉽고 일상생활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고안한 자기 보고식 성격유형 지표이다.

또한, 개인이 쉽게 응답할 수 있는 자기보고(self report) 문항을 통해 인식하고 판단할 때의 각자 선호하는 경향을 찾고, 이러한 선호 경향들이 하나하나 또는 여러 개가 합쳐져서 인간의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파악하여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심리검사다.

MBTI®는 1900 ∼ 1975년에 걸쳐 Katharine Cook Briggs와 Isabel Briggs Myers에 의해 개발되었다. 사람들의 차이점과 갈등을 이해하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은 자서전 연구를 통한 성격 분류로 시작되었고 1921년 C.G. Jung의 Psychological Type 이론을 접하면서 인간관찰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융의 심리 유형론은 인간행동이 그 다양성으로 인해 종잡을 수 없는 것 같이 보여도, 사실은 아주 질서정연하고 일관된 경향이 있다는 데서 MBTI의 아이디어는 시작되었다. 그리고 인간행동의 다양성은 개인이 인식(Perception)하고 판단(Judgment) 하는 특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국내에 도입된 지 30년이 지난 MBTI가 인제 와서 열풍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확립하고 싶은 자아 정체감 정립의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서 타인을 이해하고 싶은 욕구, 타인에게 이해받고 싶은 욕구 또한 존재한다.

이 욕구는 연예인들이나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 그리고 그들의 콘텐츠와 플랫폼의 배를 타고 공유라는 순풍을 받아 파급력을 일으켜 하나의 사회적인 현상이 되어버렸다.

물론, 이 현상에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속출했다. 70억의 인구를 16가지 프레임에 넣어버리는 등 원래의 MBTI 제작 목적에 맞지 않는 적용부터 비전문가가 생성하여 무차별적으로 공유되는 편향된 자료들의 범람까지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

게다가 Big-5 검사를 교묘하게 MBTI의 알파벳과 매칭시킨 일명 ‘무료 MBTI 검사사이트’의 존재까지 더해지면서 MBTI는 원래의 목적지에서 한창 벗어난 형태로 표류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직원 채용 시 서류 전형과 면접 전형 사이에 무료 MBTI 검사사이트에서 검사한 MBTI 유형 정보를 제출해야 하는 웃지 못 할 일도 발생하고 있다. 과몰입을 넘어서서 문제성이 다분한 사회 현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오해를 바로잡고자 앞으로 칼럼을 통해서 MBTI의 본래 목적과 사용법, MBTI 선호지표 8가지의 본래 의미, 그리고 강의 현장에서 접하게 되는 실제 사례 등을 중심으로 MBTI에 대한 오해를 풀어보고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를 드릴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윤종세 칼럼니스트는 현재 더봄교육디자인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MBTI연구소 일반강사, 한국에니어그램연구소 전문강사 12기로 활동하고 있으며, 네이버 에니어그램, MBTI 부문 N-expert로 활동 중이다. 현재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 공공기관에서 MBTI와 에니어그램 버크만 검사 등 10가지 성격심리진단검사 등을 활용해서 팀별·팀간 조직 역동을 분석하고 협업하는 성장 전략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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